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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즐기는 시간, 티타임
태종이 전후좌우를 시종일관 사실대로 다 고하자, 염라대왕이 “그러면 그렇지, 당태종은 성군이라 하던데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하면서 동해 용왕을 풍도지옥으로 보내고는 최판관에게 당태종의 정명이 몇 살인가 보라고 명한다. 최판관이 문서를 보고 육십구세라고 하니까 “그래 이십구세일 터인데...” 하더니 그러면 그것은 그대로 두고, 들어온 김에 염부를 구경시켜 염부의 일을 세상에 나가서 널리 유포하는 것으로 복을 짓게 하라 한다. 태종은 십대지옥과 십팔지옥과 천상을 두루두루 구경하는데, 한 곳을 가니 팔과 다리가 떨어진 놈과, 배가 터져 창자가 나오고 허리가 부러진 놈과, 머리가 터지고 부서진 놈과, 눈이 빠지고 귀가 부서진 놈 등 온갖 병신아란 병신은 그곳에 다 모인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당태..
이때 용왕이 여선생을 찾아와서 “당신이 안 것이 무엇이요?” 하니 “내가 모른 것은 무엇이냐? 네가 내 목을 자르려고 하지만 네 목이나 안 잘리도록 조심하라.” 하였다. 먼저도 귀신같이 알았는데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용왕이 말하기를 “어찌해서 내 목이 잘린단 말이요?” “너는 비를 석 자 세 치만 내리라 했는데 왜 한 치를 더 내렸더냐? 차라리 한 치만 덜 줬으면 인명 피해를 없었을 것 아니냐? 무수한 인명을 상하게 하여 원성이 하늘에 닿았으니 하느님이 너의 목을 베어오라고 명령을 할 것이다.” 용왕은 그제서야 황급해서 여동빈 선생에게 빌면서 살려달라고 사정한다. 선생은 “너의 목을 벨 사람은 당태종의 신하 위징이다. 위징이는 어떤 사람인가 하면 낮에는 당태종을 섬기고 ..
원제(原題) : 유명문답록(幽冥問答錄) 구술(具述) : 여주선생 수록(手錄) : 임유양 번역(飜譯) : 박금규(원광대학교 사범대 한문교육과 교수) 재역(再譯) : 釋克勤 번역자의 이끄는 말 이 ‘저승문답’은 1945년 전후 중국 제2의 포청천으로 명성을 드날렸던 명판관 여주 선생(1912.2.7. ~ 1988.12.9.)의 실재 저승 재판기록입니다. 여주 선생은 나이가 많고 덕(德)이 높고 또 명판관으로 법률계(法律界)에 소문이 난 사람입니다. 그는 늘 평소에 자신이 저승의 재판관으로 다년간 있었고, 수면(睡眠)중에 잠깐 명부(冥府)에 가서 그 옥안(獄案)을 처리했노라고 말하고 하였습니다. 그때 중국군의 참모장이었던 임유양은 그와 매우 절친한 사이로 그러한 저승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