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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야기 - 당태종이 지옥과 천상을 보다(3/5) 본문
태종이 전후좌우를 시종일관 사실대로 다 고하자, 염라대왕이
“그러면 그렇지, 당태종은 성군이라 하던데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하면서 동해 용왕을 풍도지옥으로 보내고는 최판관에게 당태종의 정명이 몇 살인가 보라고 명한다. 최판관이 문서를 보고 육십구세라고 하니까
“그래 이십구세일 터인데...”
하더니 그러면 그것은 그대로 두고, 들어온 김에 염부를 구경시켜 염부의 일을 세상에 나가서 널리 유포하는 것으로 복을 짓게 하라 한다.
태종은 십대지옥과 십팔지옥과 천상을 두루두루 구경하는데, 한 곳을 가니 팔과 다리가 떨어진 놈과, 배가 터져 창자가 나오고 허리가 부러진 놈과, 머리가 터지고 부서진 놈과, 눈이 빠지고 귀가 부서진 놈 등 온갖 병신아란 병신은 그곳에 다 모인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당태종을 보더니 우루루 달려들며 말하기를
“우리는 당신을 위해서 전쟁에 나가 싸우다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데 당신은 황제가 되어서 우리를 위해 밥 한 그릇 해 줬느냐?”
이렇게 꾸짖으며 배가 고파 죽겠으니 먹을 것을 달라고 하며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태종은 말하기를
“내가 세상에 나가면 세상 것이 다 내 것이지만 염부에 들어와서는 권력도 부귀도 다 쓸데 없으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사정하니 군졸들이 말을 한다.
“당신이 참으로 우리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당신 창고에 가서 보면 알 것이요.”
한다.
“내 창고가 어디 있는가?”
라고 묻고 가르쳐 주는 대로 그 곳에 가서 보니 창고는 주위가 몇십리나 되는지 무한히 넓고 큰데 창고지기가 당태종을 보더니
“나 배가 고파 죽겠으니 밥 좀 달라.”
고 한다. 태종은
“이렇게 큰 창고에서 있는 대로 밥을 해서 먹을 일이지 왜 배가 고파 하느냐?”
하니
“창고 문을 열어보세요.”
한다. 태종은 창고문을 열고 보니 아무것도 없고 다만 낟알을 턴짚 한 단만 남아 있다.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하고 물으니
“당신이 왕이 되어 복수용을 하느라고 다 털어먹었지요. 저 짚한 단은 당신이 왕이 되기 전, 당신 집 앞에 거지 부인이 애기를 낳을 때, 이 짚 한 단을 주면서 이것이나 깔고서 애기를 낳으라고 준 것이 여기에 보관되어 있소.”
태종은
“어찌하면 저 많은 군사들을 배부르게 먹일 수 있느냐?”
하고 물으니
“당신 나라 하동에 제비라는 여인이 있는데 그 여인의 창고가 저기 있으니 저 창고에서 쌀을 풀어서 밥을 지어 먹이고 나가서 갚아 주시오.”
라고 한다. 태종은 하는 수 없이 제비부인의 창고에 가서 보니 창고는 삼칸 초가집으로 자그마한데 집안에는 금은 보석이 칠보가 가득하고 비단과 곡식은 창고에 두지 못하고 마당에다 노적으로 하늘에 닿을 듯이 높게 쌓아 두었다.
[출처 : 자비의 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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